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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프랜차이즈에 주목하는 대기업들

사진:이수길 기자

롯데, 신세계, 오리온 등 외식사업 적극적 … 시장 트렌드 따라 새롭게 변화 시도

프랜차이즈 시장에 대한 대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롯데, 신세계, 오리온 등 대기업들은 계열사 등을 통해 외식, 서비스 사업 등에 속속 진출하는 추세다. 특히 외식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1979년부터 토종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2002년에는 패밀리 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를 인수했다.

1992년부터 10여년간 시장을 평정한 패밀리 레스토랑의 선두주자였던 T.G.I.프라이데이스를 인수한 것은 외식사업에 대한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관심이 컸기 때문. 신동빈 부회장은 매장을 직접 찾아 시식과 메뉴개발까지 조언했을 정도다.

2004년에는 도넛전문점인 미국의 ‘크리스피크림도넛’을 들여왔다. 현재 2천억원 규모의 도넛시장에서 SPC그룹이 운영하는 ‘던킨도너츠’ 등과 경쟁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엔젤리너스’와 아이스크림 전문점 ‘나뚜루’ 등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운영하고 있다.

그룹 2세들 외식사업 관심 높아

엔젤리너스는 국내 커피전문점의 1세대로 불리는 ‘자바커피’의 새로운 브랜드명. 신 부회장은 1년 먼저 들어온 신세계의 ‘스타벅스’와 경쟁하기 위해 2000년 미국의 원두커피 브랜드인 자바커피를 들여왔었다.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엔젤리너스는 직영점의 상당수를 가맹점으로 바꾸는 전략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외식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브랜드는 ‘스타벅스’. 매년 20% 성장률을 보이며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작품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유학시절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던 스타벅스를 국내에 도입하자고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부회장은 스타벅스 200호점 출점식에 직접 테이프커팅과 축사까지 할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현재 스타벅스는 신세계와 미국의 스타벅스가 절반씩 투자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다. 1999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개설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난해 10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가맹점 수도 230여개에 달한다. 신세계는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를 통해 육류 뷔페전문점 ‘까르네스테이션’, 돈가스전문점 ‘돈카츠 칸소’, 시푸드전문점 ‘보노보노’ 등도 운영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1995년 미국의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인 ‘베니건스’를 국내에 들여오면서 외식 사업에 진출했다. 오리온그룹의 외식 사업은 이화경 외식총괄 대표가 관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둘째딸로 계열사인 롸이즈온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베니건스를 운영하는 롸이즈온의 지난해 매출은 991억원으로 1조6천억원대에 달하는 오리온그룹 매출의 6% 정도를 차지한다. 대표는 지난 8월 베니건스 압구정점이 들어 있던 4층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그리고 1~2층에는 유기농 전문 퓨전 외식 브랜드인 ‘마켓오’를, 3~4층에는 웰빙을 강조한 ‘파머스 베니건스’를 선보였다.

파머스 베니건스는 기존 베니건스의 업그레이드 모델로 저칼로리와 저콜레스테롤 음식 등 웰빙을 강조한 음식을 주로 판매한다. 현재 베니건스는 9천억 이상의 시장규모에 최근 4년간 연평균 36%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에서 롯데그룹의 T.G.I.프라이데이스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영역 확대

CJ그룹과 LG그룹, 두산그룹, SPC그룹 등도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CJ는 1994년 일본계 패밀리 레스토랑인 ‘스카이락’을 국내에 도입하면서 외식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계열사인 CJ푸드빌을 통해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와 해산물 패밀리 레스토랑 ‘씨푸드오션’ 등 대형 외식 직영점들도 운영하고 있다.

ⓒECONOMY21 표
또 제과점 ‘뚜레주르’, 국수전문점 ‘시젠’ 등 프랜차이즈 사업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특히 뚜레주르는 올 6월 800호점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에 힘입어 2004년부터 미국, 중국, 베트남 등에 매장을 개설하며 해외 시장에도 꾸준하게 진출하고 있다.

외식 사업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관심을 갖고 챙기는 사업 중 하나다. 이재현 회장은 CJ푸드빌의 등기이사로 선임되기도 했을 정도다. CJ푸드빌의 지난해 매출은 2860억원으로 6조원대인 그룹 매출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LG그룹도 외식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워홈은 2000년 LG유통 FS사업부에서 분리·독립한 급식 및 외식 사업을 하는 종합식품회사.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이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 회장이 경영하고 있다.

아워홈은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지하의 중식당 ‘싱카이’, 일식당 ‘이끼이끼’, 돈가스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사보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워홈 외식부문은 40여개까지 매장을 확대한 사보텐과 신규 브랜드들의 오픈에 힘입어 전년대비 21% 매출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계열사인 SRS코리아를 통해 ‘버거킹’, ‘KFC’ 등 외국계 패스트푸드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또 SPC그룹은 제과점 ‘파리바게뜨’, 도넛전문점 ‘던킨도너츠’, 아이스크림전문점 ‘배스킨라빈스’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도 삼양그룹이 외식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패밀리 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와 카페형 제과점 ‘카페 믹스앤베이크’를 운영하고 있다. 양사 홍보팀 관계자는 “신규 사업 진출이라는 측면에서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외식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며 “매장 개설 확대 등을 통해 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과 창업자 모두에게 순기능

대기업이 프랜차이즈에 꾸준하게 진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프랜차이즈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프랜차이즈가 ‘규모의 경제 시대’에 들어섰다는 의미이다. 즉, 돈이 된다는 것이다. 기업이 외식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외식사업이 기업의 자금회전율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초기에는 자금력과 조직력에도 실패를 겪은 사례가 속출했다. 쉽게 생각했다가 큰 코 다친 것. 외식업종의 특성을 간과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사업 진출은 기업의 캐시카우(Cash Cow) 역할과 기업 이미지 향상에 순기능을 한다는 측면에서 현재도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창업자 입장에서도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심도가 높다. 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외식 사업은 선택만 잘한다면 고유가 등 경영환경 악화에 무관하게 운영할 수 있는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며 “브랜드를 어떻게 포지셔닝 하느냐에 따라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진출은 창업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업계의 질적 향상을 돕는 순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섭 기자 joas11@economy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