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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고객 심리를 활용한 클레임 대처법

O월 O일
“아까부터 무엇을 물어도 죄송하다는 말만 연발하시네요.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하긴 하는 건가요?”
어제 한 고객으로부터 클레임이 접수됐다. 음식에 머리카락이 들어있다는 이유였다. 화를 내며 항의하는 고객에게 점장은 ‘죄송합니다’라며 몇 번이나 사과했지만 고객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제가 된 것은 바로 고객을 대하는 태도다. 고객은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는 사실보다 연거푸 ‘죄송합니다’만을 연발하는 점장 A군에게 화가 나 있던 것이다.
사과의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할 경우 상대방은 오히려 성의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특히 이처럼 음식에서 이물질이 발견되었을 때 클레임 고객은 화를 내거나 흥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툰 응대는 화를 돋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흥분한 고객은 “말이 안 통한다”며 카운터에 음식 값을 두고 가려고 했으나 A군은 “돈은 받지 않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돌아가려는 고객에게 돈을 돌려주었다. 고객은 그대로 가 버렸다.
이러한 경우 대개 점포 측에서는 음식 값을 받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당하게 돈을 냈다는 생각에 다시 찾아와 항의를 하거나 심지어는 개인 블로그에 해당 업소를 비난하는 식의 글을 올려 문제를 일으킬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며칠이 지나 ‘돈을 돌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전화가 걸려오는 일도 많다.
다음 날 A군으로부터의 업무 보고가 있었다.
“왜 미안하다는 말밖에 하지 않았지?”
“여러 번 사과했기 때문에 고객의 화가 풀릴 줄 알았습니다. 자칫 실수했다가는 불필요한 트집을 잡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A군은 자신의 말 실수로 문제가 커질 것을 우려해 자신의 선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때는 ‘주방 직원 한 명이 모자 쓰는 것을 잊었다’ 등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 그 이유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조건 사과하는 것 보다는 업소 측의 실수를 인정한 후에 사과의 말을 하는 것이 순서다. 일단 고객을 납득시켰다면 ‘지금 곧 다시 만들어 제공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해 불만을 최소화해야 하며 이러한 과정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만 한다.
클레임 대응의 전제는 ‘고객은 옳다’는 자세다. 나는 A군에게 클레임 대응의 마음가짐에 대해 재차 설명한 후 다시는 이러한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O월 O일
한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다. 자신의 점포에서 식사하던 고객이 ‘음식에 벌레가 들어 있다’며 컴플레인을 제기했다. 해당 고객의 테이블을 담당하고 있던 아르바이트 직원은 “저희 음식은 모두 CK에서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럴 리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해 고객을 분노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음식에 벌레가 들어 있다’는 컴플레인은 단지 벌레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고객은 ‘이 음식을 어떻게든 해 달라’는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고객의 말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며, 이에 능숙하게 대응하는가가 서비스 스킬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음식에 이물질이 들어가 있을 때 고객은 ‘못 먹겠다’는 불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점포의 위생 상태마저 의심하는 경향을 보인다. 소규모 음식점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자칫하면 문제가 커지고 최악의 경우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
A군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먼저 이물질이 들어간 사실을 확인한 후 신속히 메뉴를 교체, 고객의 기분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같은 음식으로 할 것인지, 다른 메뉴로 할 것인지 등의 2차적인 문제는 이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
다음으로 이물질의 원인을 찾아내 고객에게 해명하는 단계다. 음식만 새 것으로 교체해 주고 은근슬쩍 넘기려는 행동은 고객 입장에서 그리 유쾌하지 않다. A군의 사례처럼 “주방 직원이 모자 쓰는 것을 깜빡한 것 같습니다” 등의 명쾌한 답변과 함께 정중히 사과한다면 대부분의 고객은 이해해 준다. 식사를 마치고 가는 고객에게 할인권 또는 무료 시식권을 제공, 사과의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재방문을 유도한다면 서비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O월 O일
점장회의 날이다. 오늘은 점장들을 상대로 고객의 기분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과 이에 능숙하게 대응하기 위한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나는 설명을 마친 후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점장 B군을 향해 물었다.
“고객이 특정 메뉴를 가리키며 ‘이것이 몇g 짜리죠?’라고 물었습니다. 이 고객은 무엇을 얘기하고 싶어 하는 걸까요?”
“음식 자체의 무게에는 흥미가 없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가끔 고객은 자신에게 제공된 음식의 무게를 묻곤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양이 지나치게 적은 것 아니냐’ ‘담음새가 틀린 것은 아니냐’를 돌려 말하는 일종의 컴플레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사고방식과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기 마련이다.
클레임도 마찬가지다. 같은 문제라 해도 고객에 따라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법이며 대응방법 또한 정해진 답안은 없다. 고객의 말투와 태도를 유추해 어떠한 점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화내는 고객을 기분 좋게 할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고 대응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클레임이 줄어드는 동시에 서비스 수준은 높아질 것이다.


이달의 Point!
클레임의 원인을 알고 대응한다

클레임 발생의 경위를 설명할 것. 점포의 책임자가 그 책임을 인지한 이상 정중한 사과는 기본이자 필수다. 사태가 커지는 것이 두려워 말을 아낀다면 오히려 불신감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고객이 말하는 의미를 정확히 파악
고객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지 말 것. 때론 ‘가시 돋친 말’처럼 적의를 품고 있을 수 있다. 클레임 응대를 포함한 고객 서비스 시에는 고객의 말투나 행동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