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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치킨CF 변천사

최양락에서 동방신기까지, 치킨CF 변천사

치킨 CF 모델 변천사를 통해본 치킨산업

치킨광고라하면 뭔가 촌스럽고, 뜬금없고, 썰렁하고, 식상하고, 세련되지 못한것이 대체로 소비자에게 각인된 이미지다. 대부분 인기없는 코미디언이 나와서 닭을들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그 뒤를 단순한 CM송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

이런것이 보통 우리가 느끼는 치킨CF인것이다.
그 치킨 CF의 정석들을 먼저 감상해보자.

01멕시카나치킨 : OLD


아주 난리났다. 스머프치킨은 아예 `우주`를 배경으로 하기도 했고, 우주선이 날아다니며 뜬금없는 여성의 얼굴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꽤 오래된 치킨 광고들이다. 하지만, 요즘도 이런 레벨의 광고를 찾아볼수 있다.
▷ 치킨 CF 보러가기

화질은 선명해졌지만, 아이디어나 내용의 구성, 멘트등은 전혀 달라진게 없는 모습이다. 왜 그럴까? 도대체 왜 그런것일까?
왜 치킨 CF는 이렇게 조잡하고 촌스러운 것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국 치킨 광고에 대해 이것 저것 알아보기로 했다.

먼저 본문으로 들어가기전에 치킨광고가 조악할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본다면, 치킨사업이라는것이 원래 아주 조그마한 가게로 부터 시작하고 그것이 커져서 프랜차이즈화 되기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즉, 졸부들이 돈 제대로 못쓴다는 말이 있듯이 경영자의 촌스런 마인드 문제일수도 있고, 워낙 영세하게 커왔기때문에 그 근성이 그대로 남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된다.

보통 아주 작은 가게로 부터 시작된 프랜차이즈는 `System`을 제대로 갖추고 시작하기 보다는 "오~~ 이거 뭔가 될것 같은데"라는 도전이 앞서기 때문에 짜임새있는 `Strategy`가 없다고 해야 할까나..
그리고 자본과 이미지의 한계로 그럴듯한 안목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기도 힘들지 않을까 하는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런 치킨 업계에도 최근 수년간 엄청난 트랜드의 변화가 있었고, 또다른 엄청난 변화가 예고되고 있으니 우리함께 치킨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자.

1.잊을수 없는 최양락의 페리카나 치킨

양념통닭 삼국지 - 조이님


우연히 발견한 `야후`의 일러스트레이터이신 `조이`님의 그림에서는 치킨업계의 명운을 간략하고도 핵심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국 매장 2000개 연매출 2700억원의 국내 `양념통닭`계의 기린아 페리카나.. 하지만 그의 아성에 도전해 이미 매출액 5000억을 달성해버린 비비큐와 신예 교촌치킨.

페리카나는 제 2의 전성기를 꿈꾸며, 최근 새로운 캐릭터와 함께 `뉴페리카나`를 런칭하고 전국민의 치킨송인 `페리페리~~ 페리카나` CM송으로 소비자의 향수에 조용하게 포로포즈를 건내고있다.

정말이지 양념통닭의 춘추전국시대였던 십수년전. 페리카나는 난무하는 백가쟁명을 제압하고 치킨계를 평정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식문화가 성숙하지 못했던 한국에 `양념통닭` 문화의 새장을 열고 온가족이 닭으로 하나될수 있도록 만들어준 일등공신이자, 외식사업의 성공가능성을 보여준 표본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최양락의 페리카나 송`이 있었다.
이 페리카나 송은 일본 만화 `魔法使いサリ- (마법사 사리)`의 주제가였다. 페리카나는  당시 TV만화로 방영하던 `요술공주 샐리`의 주제가를 개사해서 `페리카나 치킨이 찾아왔어요~`로 시작되는 명곡을 만들어냈다. 이 노래는 코미디 전성기를 누리던 최양락의 묘한 목소리 꺾기와 융합되어 당시 어린이들에게 강력하게 각인되었다.

그래서 십수년이 지난지금에도 이 멜로디만 흘러나오면 아마 지금의 20~30대들은 `페리페리 페리카나` 하고 자동으로 중얼거리게 될것이다. 그럼 이즘에서 `요술공주 샐리` 주제가를 흥겹게 들어보자.


요술공주 세리 주제가


만약 최양락이 아니었으면, 이 페리카나 송이 이만큼 뜰수 있었을까? 난 단호하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최양락의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최양락이 `페리카나`를 만들었고, 페리카나는 `최양락`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최양락은 무슨생각이었는지..
닭에 대한 엄청난 자신감이 생겼던것인지..
얼토당토 않게 `최양락의 새나라치킨`이라는 브랜드에 이름을 빌려준다

왜 그랬을까.. 어쨌든, 최양락의 외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라이벌따위 없다고 생각하던 `페리카나` 1강 체제가 흔들리면서 페리카나는 언젠가 부터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만큼 서러운 시절을 보내게 된다. TV에서는 더이상 `페리페리`하는 명랑한 멜로디를 들을수 없었고, 신예치킨들의 마케팅 파상공세와 KFC, 파파이스로 대표되는 `댄디한 치킨` 브랜드의 출현에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어야만 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났을까. 최양락의 `페리페리`송 이후에 아무것도 어필하지 못했던 페리카나는 `뉴 페리카나`를 런칭하기 위해 지난해 최고 잘나가던 `깜빡 홈쇼핑`의 안어벙(안상태)를 모델로 기용하고 멋진도약을 준비하던 2005년 6월, 어이없게도 안상태의 개그파트너인 김깜빡씨의 폭력사건으로 인해 CF계약 취소까지 가게 된다. 이로인해 페리카나는 제대로된 프로모션도 없이 얼렁뚱땅 `뉴페리카나`를 런칭하게 되었다.

자동차 경주에서 새로 준비한 자동차에 펑크가 나버린 상황이랄까.


2.최성국의 비운의 치킨CF - 피자나라치킨공주

클릭→큰그림
치킨 CF 관련글을 준비하면서 여러 치킨 광고물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중에서 이슈가 되었던 치킨 광고가 있었다. 비록 `놀림감`이 되긴했지만 말이다.
내용인즉, 월드컵 이후 스타들이 되어버린 태극전사들의 모습인데, 다들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톱 모델로 당당히 기용되는 상황에, `비운의 선수`가 한명 있었으니, 그 이름은 `최성국`.. 그는 자신의 얼굴에 닭의 몸체가 합성되는 치욕스러운 경험도 해야만 했다.

다들 멋지게 축구공을 차거나 포즈를 지으며 월드컵 영광의 순간을 재현해내며 화려한 모습의 CF 모델이 되었는데, 최성국은 `피자나라 치킨공주`가 새겨진 형체를 알아볼수 없는 알록달록한 `피자토핑`축구공에 키스를 하는 굴욕적인 사진을 찍어야 했다.

넷티즌들은 이 사건을 `비운의 최성국`이라고 이름 붙이며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며 그의 비운을 추모했다.

피자나라 치킨공주는 신예 브랜드로서, 1만원으로 치킨과 피자를 동시에 먹을수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다. 아마도 월드컵이후 태극전사의 몫을 독톡히 볼 요량으로 최성국 선수를 CF 모델로 기용했다고 생각되지만, 넷티즌들은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피자나라치킨공주로서는 매우 영광스러운일? 어쨌든 의도치 않게 넷티즌들에게 `Buzz`를 발생시켰으니 성공한 마케팅?

▷ 최성국 CF 보러가기


3.업계 최고대우의 동방신기 BBQ CF

최양락의 변절, 최성국의 굴욕등.. 스타들을 기용한 치킨CF는 `촌스러움`을 벗지 못하고 `역시나 치킨광고`임을 보여줬는데, 이런 이미지를 벗긴 치킨 기업이 있었으니 바로 BBQ다.

핑클이 데뷔하던 98년, 비비큐는 그들이 채 뜨기도 전에 CF모델로 기용했다. 이때만 해도 결국 무명의 연예인이 기용된 어설픈 치킨 광고가 되는가 싶었다. 광고도 지금보니 유치하기 짝이없을정도니 말이다. "비비큐는 내꺼야~~ 비비큐는 내꺼야~~" 뭔가 몽환적인 어필을 하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잡한 화면전환과 공포스러운 분위기 연출이 과연 성공할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들게 했다.



하지만, 비비큐 광고는 예상을 뒤엎었다. 핑클이 가요계를 평정해버린것이다. SES의 대항마로 나온 핑클은 이후 초특급 연예인으로 비상하며 덩달아 비비큐의 이미지도 올려놓았다.
사람들은 의아해 했다. 아니! 이런 요정같은 애들이 어찌하여 `통닭광고`에....

하지만, 이것이 바로 치킨광고 스타마케팅 성공사례로 남게되었고, 이후 치킨업계는 `스타기용`에 핏대를 올리기 시작한다.
경북지역 작은 통닭집으로 시작해 진정한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교촌은 20대를 겨냥해 이은결, 비, 신화, 박명수를 모델로 기용해 짭짤한 맛을 봤고, 이에 뒤질새라 멕시카나는 하지원, 최민식등의 특급 스타들을 기용했으나 이슈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스타가 `닭`과 어울리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최고로 잘나가는 스타를 `닭`모델로 모셔오기란 더더욱 쉽지 않을것이다. 아마 가장 꺼려하는 CF가 `닭`CF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BBQ는 당대 최고 스타들을 모셔오는데 모두 성공한다. 그리고 BBQ사단을 만들어냈다.



핑클, 김원희, 차태현, 김선아.. 정말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큼 특급 스타들이고, 그들이 모델이 된것도 별볼일 없는 시기가 아니라 그들이 가장 잘 나갈때 기용된것이다.

BBQ는 이 광고를 통해 단순히 스타의 유명세만을 노린것이 아니다.
각 스타들이 출연한 CF를 보면 비비큐의 포지셔닝 전략을 엿볼수 있다. 비비큐가 창업한지 10년이 되었다. 이말은 무엇이냐면, 비비큐를 처음 먹은 세대가 10살이 더 먹었다는 이야기다.

비비큐는 물론이고 원래 치킨CF는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비큐는 발상의 전환을 한것이다. 아이들이 자라서 대학생이 되었다. 그러므로 그에 걸맞는 포지셔닝을 해야 한다.

이로 인해 비비큐는 타켓연령의 확장에 성공하게 된다. 아이들을 겨냥한 김원희,원미경(엄마로 출연), 10대를 겨냥했던 아이돌 핑클에에 이어, 차태현의 등장은 하이틴과 20대 대학생들을 커버하는 적절한 전략이었다. 그리고 `삼순이`로 최고의 인기몰이를 하던 김선아를 `올리브치킨`과 매칭시키며 국민적 `트랜디한 브랜드`로 거듭나게 된다. (2005 한국 브랜드 순위 86위 - 치킨유통중 유일, 한국경제 10.6)

비비큐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최근 비비큐는 중국, 유럽시장을 개척하며, 아시아권을 커버하는 스타인 `동방신기`를 업계 최고대우인 4억(6개월)원에 데려왔다. 정말 깜짝 놀라 자빠질 일이다.
치킨 광고에 4억이라니.. 그것도 모든 연예인들이 치를 떠는 빠순이군단을 보유한 `동.방.신.기`라니 말이다.

현재 동방신기는 `더블S501`을 제외하고는 인기검색에 최고순위를 달리고 있고 가장 많은 팬과 안티팬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아이돌 스타이다.

▷ 동방신기 CF 보러가기

아니나 다를까 비비큐는 동방신기의 인기덕에 열정적인 팬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다름아니라 비비큐에서 동방신기 브로마이드를 선물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뿐아니라 치킨을 시켜먹으면 `동방신기 콘서트 초대권`도 따라온다. 팬들은 동방신기가 선전하는 비비큐에 빠져들고 있다.



비비큐 홈페이지에서는 동방신기 프로모션이 한창이다. 검색엔진에도 `동방신기`나 `비비큐`를 검색하면 콘서트, 브로마이드 이야기가 한참이다. 정말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스타 마케팅이었다.

치킨광고 시장이 이렇게 치열해지니 라이벌인 교촌치킨에서 어떤 스타를 내세울지도 궁금해진다. 또 동방신기의 계약기간인 6개월 후인 여름쯤에는 비비큐에서 어떤 스타를 모델로 세울지도 궁금해진다.
이쯤되면, 치킨광고가 더이상 `촌스러운 광고`나 `무명 코미디언`이 하는 광고로 어필되지만은 않을것이다.

전국민이 좋아하는 치킨.
국민들의 마음을 사는 치킨 CF.
흥미진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