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제품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역(逆)발상’,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이(異)발상’으로 승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시장에서 돌파구를 뚫기 위해, 때로는 막강한 1위가 쌓아 놓은 ‘철옹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8일 유산균 발효유 ‘투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단맛의 야쿠르트가 ‘치아에 좋지 않다’는 통념에 정면 도전했다.
이름도 치아(tooth)에서 따왔고, 치아를 보호하는 기능성 성분을 넣었다.
결과는 출시 2주 만에 하루 판매량 20만 병을 기록하는 쾌거를 거두는 데 미쳤다.
야쿠르트 측은 개발 단계부터 기존 제품의 성격과 상충된다는 이유로 반대도 있었지만,
생각대로 밀어붙인 결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단다.
LG생활건강은 이번 달부터 치약에 여성용 의류 사이즈 호수 44, 55, 66을 붙인 ‘S슬림 치약’을 판매하고 있다.
사이즈별로 잇몸 건강을 보호하는 성분(나린진)의 함량을 달리해 신체 사이즈가 작을수록
사용하는 치약의 ‘호수’를 줄여 가게 한, 치약과 여성 신체 사이즈를 연결한 참신한 발상으로 화제가 됐다.
LG생활건강은 치약·샴푸 등의 생활용품은 내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해 있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단다.
㈜한진 택배사업부는 지난달 도입한 와인 배달용 특수 포장재 ‘스마트팩’으로 경쟁 업체들을 놀라게 했다.
다른 회사들이 깨지기 쉬운 유리병이나 주류 취급을 꺼리는 사이, 와인 배송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자체 포장재를 개발한 것이다.
㈜한진 측은 와인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무조건 기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역발상의 길을 택했다고 말했단다.
흰색이나 투명한 색깔이 주를 이루던 세제나 목욕용품의 색깔도 무너지는 추세다.
CJ라이온은 지난 8월 검은색의 주방용 세제 ‘참그린 참숯’을 내놓았다. 한농제약도 검은색의 치약을 내놓았다.
숯의 기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검은색을 사용한 사례라는 데서 이 역시 역발상 마케팅의 사례로 볼 수 있겠다.
매일유업의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는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공략했다.
1위 제품 빙그레 ‘바나나우유’(노란색)에 맞서 소비자들에게 ‘아, 바나나 껍질 속은 하얗지!’라는 각성을 주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매일유업은 소비자들의 생각을 바꿈으로써 순식간에 선발업체가 독점하던 시장을 파고들 수 있었다고 말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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