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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고 싶은 이런저런이야기

배짱으로 위기를 돌파하라 !(말에게 하늘을 나는 법을 가르친다?)

말에게 하늘을 나는 법을 가르친다?

[직장생활 행동법칙]  배짱으로 위기를 돌파하라

필명=처음같이 

'서동요'라는 드라마가 있다. 나는 드라마에 큰 관심이 있는 건 아닌지라 올 한 해를 떠들썩하게 했던 '불멸의 이순신'이나 '내 이름은 김삼순' 같은 드라마도 어쩌다 우연찮게 몇 번 봤을 뿐이다.

하지만 운이 좋을 경우 그 우연찮게 본 드라마에서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며칠 전 보았던 '서동요'라는 사극이 그랬는데, 주인공이 어떤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일화를 들려주었다.

"어떤 나라에 사형수가 있었다. 사형당하기 직전 그 사형수가 왕에게 제안을 했다. 자신을 살려주고 1년 동안의 시간을 준다면 왕의 말에게 하늘을 나는 법을 가르쳐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왕은 사형을 보류했다. 1년의 시간을 준 것이다.

그러자 다른 사형수가 사형을 면한 사형수에게 어찌 그런 무모한 제안을 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사형수가 대답했다. '1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지 누가 알겠는가? 왕이 죽을 수도 있고, 내 자신이 죽을 수도 있고, 말이 죽을 수도 있다. 또 정말 왕의 말이 하늘을 날 수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그 사형수가 살아난 방법을 <손자병법>에서 '무중유생(無中有生)'의 계책이라고 한다. 무중유생이란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속된 말로 허풍을 떠는 것이다). 사실 그 사형수에게는 살아날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머리를 짜내 얼토당토 않는 계책을 생각해낸 것이다. 그런데 그 사형수의 논리대로라면 그 계책이 무모한 것이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그 계책이 성공할 경우 자신의 목숨을 구할 수 있고(계책이 먹히지 않을 경우 목숨을 잃을 것이나, 어차피 계책을 있든 없든 죽을 목숨이니 허무맹랑한 계책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나은 것이다), 진실로 1년 후의 일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형수의 이야기는 언뜻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라. 우리는 실제 직장생활에서 위의 사형수가 구사했던 허풍 같은 계책들을 상당히 자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만약 관리팀에 소속된 있다면 CEO나 관리자로부터 전체 예산의 몇 프로를 무조건 절감하라는 명령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CEO나 관리자는 사실 실무에서 직접 관리를 하는 입장이 아니라서 그러한 요구가 실무자에게는 대단히 무리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럴 수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할 수도 없다. 그럴 경우 당신은 무척 무능한 직원이 될 것이다. 그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단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해야 한다. 만약 지시를 내린 CEO나 관리자가 스스로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하면서 그런 지시를 내렸다면, 그럼에도 지시를 받은 사람이 일단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면 속으로는 놀랄 수도 있다. 그 놀람은 부하직원의 자신감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에게는 방책이 없다고 해보자. 1주일 안에 예산 절감안을 제출해야 하는데 아무리 쥐어짜도 목표로 제시된 금액까지는 삭감할 수 없다. 일단 대답은 했는데 방책은 나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런저런 식으로 예산 삭감 목표를 달성해보려고 1주일 동안 최선을 다했는데 80% 정도의 방안밖에 나오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지시를 내린 사람은 왜 할 수 있다고 해놓고 하지 못했느냐고 화를 내고 질책을 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조금 더 시간을 줄 테니 100% 달성하라고 지시하거나, 화가 나지만 80% 정도에 만족하고 욕하는 것으로 끝낼 수도 있다. 다시 시간을 주면서 해보라고 하면 다시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면 된다. 당신은 다시 시간을 번 것이고, 주어진 시간 동안 또 다른 방안은 만들어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상황을 바꿔 생각해 보자. 만약 CEO나 관리자의 첫번째 지시을 받았는데 당신이 보기에 그 지시는 너무 불합리하다. 그래서 당신은 솔직하게 "그렇게는 절대로 할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지시를 내린 CEO나 관리자는 당신을 어떻게 평가할까? 지시 불이행에 대한 당신의 설명이 아무리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며 현실적일지라도 당신에 대한 상사의 평가는 이미 마이너스 상태에 있다. w.japootru

왜냐하면 그들이 보기에 당신에게는 일에 대한 자세가 무척 못마땅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보통 비즈니스를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일에 대한 실무적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일에 대한 자신감, 용기, 추진력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논리적이고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설명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관리 부서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다. 제품개발, 기획, 마케팅, 영업, 판매 등 전 부서에서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한 지시가 거의 매일 주어진다. 2년이 걸려야 할 제품을 1년 안에 만들어내라는 지시가 떨어지기도 하고, 1만 개밖에 팔 수 없는 제품을 10만 개 팔라는 지시가 내려오기도 하며, 100개의 유통망밖에는 잡을 수가 없는데 200개의 유통망을 잡으라는 지시가 내려오기도 한다.

이럴 때 당신은 어떻게 대답하는가? 당장 떠오르는 방책이 없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해답은 간단하다. 일단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라. 스스로 허풍이라 생각하면서 그렇게 대답하라는 말이 아니다. 누가 알겠는가? 2년의 시간이 걸려야 만들어질 제품이 1년만에 만들어질지, 1만 개밖에 팔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제품이 100만 개가 팔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