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월 평균 8권이상 보통 10권, 그러니까 1년이면 100권 가까운 책을 읽는다. 내가 책을 한번 주문하면 거의 한달 분량 즉, 10권, 또는 10권 이상을 사게 되고 보통 인터넷 주문을 통해 받아보곤 한다. 대부분 받자마자 갓 받은 책냄새를 바로 맡고 싶은 마음에 주로 회사에서 택배를 받게 되니, 회사 동료들이며 상관들, 하물며 사장님도 내가 무진장 책을 읽어대고 있는 것을 안다. 그러니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은 뻔하다... “유부장 웬 책을 그리 무지막지하게 읽나?” 혹은 “유부장님 책을 그렇게 많이 읽으면 뭐에 좋아요?”, “아니 도대체 왜 그렇게 책을 많이 읽는 거예요?”라고 말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그때마다 다르다. “네 그냥요.” “아직 모자란게 많아서 더 똑똑해지려고” “책을 읽고 있으면 세상만사 다 잊게 오롯히 혼자가 되니” “지식이 쌓여야 지혜가 생기는 법” 등등 하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대답들은 아닌거 같다. 저자도 이런 말을 꽤나 많이 들었겠다 싶은데, 작자도 역시 에필로그에서 그 이야기를 한참하고 있다.
사실 최근 읽은 장석주의 <일상의 인문학>에서 정말 이에 대한 내마음을 명쾌히 해결해주는 명구가 나와주었다. 너무 멋지고 내맘에 쏙들어 내 북블로그 타이틀 문구로도 쓰고 있는데 이는 이렇다. “살기위해서 책을 읽어야 하지만, 그것보다 죽지 않기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한다. 내 사유는 책과 더불어 싹이 텃고, 풍성해졌다...” 그렇다 죽지 않기 위해.. 말이다.
김애리 작가는 <책에 미친 청춘>이라는 책으로 만나본 적이 있다. 책 제목을 보면서 아.. 나도 그런데 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이 막 신간으로 나왔던 시기니 2010년초일 것이다. 두 번째 저작인 이 책이 나온 것이 바로 얼마 전이니 3년만에 책을 낸 것으로 보인다.
전작에서는 50여권의 책이 등장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40여권 전작보다는 약간 줄었다.(실제 등장 도서는 50권이 넘는다. 맨 후기에는 50권이 넘게 등장) 이번 작품은 전작과는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는데, 보랏빛소 리마커블한 세스고딘의 작품 <보랏빛소가 온다>의 그 보랏빛소를 사명으로 가지고 있는 퍼플카우 출판사이다. 약간은 생소한 독자도 있겠지만 최근작 <돈에 관한 생각> 벤벤슨 작품으로 인연이 있다.
이 책을 보자마자 목차부터 보게 되었다. 내가 읽은 책을 그녀도 읽었는지 나도 한 독서하는데 어느정도 되는지 뭐 이런저런 생각으로 어떤 책들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는지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내가 읽은 책은 40여권 중 서머싯모음 <달과6펜스>,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신경숙 <깊은슬픔>, 스캇펙 <사랑의기술>, 무라카미류 <사랑에 관한 달콤한 거짓말들>, 공지영 <지라산행복학교>, 김별아 <이또한 지나가리라>, 위화<허삼관매혈기>, 니코스카잔차키스 <그리스인조르바>, 김무곤 <종이책읽기를 권함>, 오코너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등 총 11권이다. 40여권중 11권이면 4분의 1인터, 일단 그녀와 독서취향이 어느정도 緣이 닿아있는건 아닌지...
그녀는 어언 30대로 접어들고 난 이제 40대를 조금 더 넘었고, 연령차 성별차에 따른 약간의 취향도 다름에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여하간 특히나 작가가 중문학 전공자라 교감이 있는것도 반가웠던 기억도... 나도 중문학을 공부했고 중국에서 오래 체류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서평류의 서적이나 책소개를 위한 책들은 상당히 싫어한다. 한때 이런 류의 책들을 읽고 원전을 다 읽은 것처럼 떠벌리고 다닌적이 있었는데, 사실 그건 공허한 일이다. 원전을 읽은 것과 줄거리나 외고 있는건 아마 하늘과 땅차이의 천만배아니 수억만배의 차이가 날것이다. 특히 책소개 위주의 책들은 아주 원전을 읽고 싶지 않을만큼 스포일러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원전의 참 의미조차 서평작가가 마음대로 휘저어버리기 때문이다.
일단 전작에서 본 김애리 작가는 원전을 읽고 싶게 만는다는 점이 이런 스포일러류의 책류들과는 다르다. 오히려 읽지 못한 원전들을 찾아 읽게 만드는 것이 매력이 아닐까 싶다. 화려하고 입에 짝짝 붙는 문필은 아니지만 그녀만의 매력은 또 다른 맛이다.
길을 잃고(1부), 그러다가 사랑을 배우고(2부), 그런 사랑의 실패와 인생의 실패를 맛보면서 나는 왜 실패했는지 생각해보고(3부), 결국 책의 품에 안겨(4부) 위로받고 치유된다.
일단 이책을 읽고 나서 바로 보고 싶어지는 원전은 필리프티 <나는 구름위를 걷는다>, 마리엘라 <고독이 나를 위로한다>, 제이그리피스 <땅,물,불,바람과 얼음의 여행자>, 김형경 <사람풍경>, 류근 <상처적 체질> 등등 책 맨 마지막 도서목록들 중에도 꽤 읽고 싶어지는 책들이 있다. 전경린 <나비>, 최영미 <시대의 우울>, 파울로코엘료 <책의 우주>.... 등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작가들의 작품들... 이 책으로부터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독서를 코칭하고 있다.
각 챕터마다는 주옥같은 저서들의 명구절이 소개되어 있다. 이 구절들만을 맛보며 읽는 재미도 솔솔치 않다. 한참 그 명구들을 읽고 되뇌고 있노라면 또 다른 시공간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어린시절부터 난 책은 좋은것이라고 배워왔고 또 그렇게 믿고 자라왔다. 부모님이 한질로 사다주는 위인전집보다는 용돈을 아끼고 모아 책방에서 이책을 살까 저책을 살까 하루 종일 망설이다가 몇권의 책을 훌쩍 다보아버린 그 시절의 추억을 생각하면서... 추리소설 한권도 만화책 한권도 삶의 피와 살이 그리고 생명의 젖줄이 었지만. 하지만 최근에 그런 것은 꼭 아니라는걸 느끼고 있다. 말도 안되는 힐링도서들이며, **하면 **한다, 뭐의 배신, 행복어쩌구저쩌구는 오히려 독자를 지치게 한다.
베스트셀러는 그저 잘팔리는 도서일뿐 우리가 꼭 읽어야할 책은 아님을 그리고 정말 좋은 책은 가끔은 서점가 깊숙이 숨겨져 있음을 그래서 어린시절 보물찾기처럼 좋은 책을 찾아내는 그 느낌을 아는 것이 진정한 책벌레들의 의무이자 희열일 것이다.
외로움이 괴로움이 되고 슬픔이 독약이 되고, 희망이 절망이 되는 순간, 나를 잡아줄 친구를 찾아 헤매지만, 책속의 현명한 친구들이 나를 붙잡아주는.. 그래서 책에서 길어 올린 찬란한 청춘의 인맥들은 ‘청춘의 구원’이라는 작가의 말.. 맞지...
하지만 우리 주변의 소중한 친구들도 독서를 핑계로 등한시는 하지 말아야겠지... 가끔은 책사볼 돈으로 친구 술한 잔 사줄 때가 또다른 기쁨일 때도 있으니.. 책에서 만나는 친구, 그리고 우리 주변의 소중한 친구 모두 잊지 말아야겠다.
그건 그렇고.... 일단, 먼저 김형경을 만나러 가야겠다! <사람풍경>말이다. 아마 소설작가 김훈선생이 극찬했던 작품이라고 언 듯 기억이 나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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