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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틀 깬 '1호점 전략'이 성공시대 열었다

나이대마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을 말해주는 우스갯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50대에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은 바로 ‘음식점 창업’이었다. 직장에서 퇴직한 뒤, ‘그래도 먹는장사가 제일’이라는 생각에 섣불리 퇴직금을 몽땅 털어 넣었다가 쫄딱(?) 망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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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경기 탓에 생계형 창업자가 늘고 있다. 불안한 직장에 매달리는 대신 혹시 모를 내일을 위한 준비로 창업을 시작하는 보험형 창업자도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음식점 5곳 중 1곳은 휴업이나 폐업을 했다. 또 새롭게 문을 연 음식점 가운데 5년 후에도 운영을 계속하고 있는 곳은 10곳 중 3곳에 불과했다.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는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다.

프랜차이즈 1호점을 보면 성공 비법이 보인다.

보통 프랜차이즈의 1호점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은 “이들 매장은 각 브랜드를 대표하며 표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본사 입장에서도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고의 경영 전략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며 “이들의 성공 전략을 분석하는 것은 가맹점 뿐 아니라 예비 창업자들에게도 성공을 위한 중요한 힌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확한 타깃 분석의 개가 - 레스펍 치어스

“주택가 한가운데 맥주집이?”

2001년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선 분당 아름마을에 레스펍 치어스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의아한 눈길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대부분의 맥주집들이 직장인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입점 장소로 선택하는 데 비하면 주택가가 밀집돼 있는 아름마을은 좋은 입지 조건은 아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결과는 보기 좋게 예상을 뒤엎었다. 문을 연 지 1년이 채 안 돼 매출 1억원을 올리는 ‘대박가게’가 됐고, 2003년 프랜차이즈 법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튼튼한 발판이 된 것이다.

레스펍 치어스 1호점이 좋지 않은 입지 조건을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타깃 분석’이었다. 정한 대표는 레스펍 치어스의 문을 열기 전, 아름마을 인근 지역에서 치킨 호프 집을 운영했던 경험을 십분 살렸다. 주민들의 생활 패턴을 관찰해 보니 아이들을 학교나 학원에 보낸 뒤 엄마들끼리 부담 없이 모여 수다 떨만한 공간이 의외로 적다는 데 착안했다.

주부들이 슬리퍼를 끌고서도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형태의 맥주전문점이라는 콘셉트는 이렇게 탄생했다.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술 보다는 요리에 더 중점을 두고, 주부들을 공략해 광고 전단지 역시 헬스클럽이나 미용샵 등 주부 고객들이 많이 드나드는 장소를 중점적으로 실시했다.

고민철 홍보팀 대리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필요를 정확하게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며 “고객에 대한 관심이 어떤 경영 전략이 필요한 지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지침서”라고 조언했다.

◆전통에 현대의 옷을 입혀라 - 신선설농탕

“설렁탕은 아저씨 음식이라고?”

1980년대부터 잠원동 근처에서 ‘대림장’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던 신선설농탕이 프랜차이즈로 등록하고 가장 먼저 문을 연 직영점의 위치는 바로 신촌이었다. 아저씨 음식이라는 선입견을 과감하게 깨고 대학가를 공략한 것이다.

신촌 거리를 오가는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게 포장이나 서비스, 인테리어 등은 철저하게 젊은층의 입맛에 맞췄다. 그 당시 설렁탕집들이 대부분 고수했던 ‘전통 가옥’의 느낌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애인과 함께 들러 데이트를 즐겨도 괜찮을 만큼 세련된 인테리어가 젊은층의 발길을 잡아끄는 데 한몫했다. 숟가락통 하나도 젊은층의 취향에 맞춰 준비했다. 24시간 운영을 기본으로 하면서 포장 시스템을 개발한 것 역시 젊은층의 수요를 공략한 것이었다.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에 적극적이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은 “전통적인 음식 맛은 그대로 고수하되, 나머지 요소는 젊은층의 입맛에 맞춰 현대화를 꾀한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었다며 “설렁탕이라는 전통음식의 수요를 확장하고, 프랜차이즈 아이템으로까지 업그레이드시켰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손님의 마음은 세심한 곳에서 열린다 - 떡삼시대

“머리띠로 손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삼겹살에 한국 전통음식인 떡을 결합해 블루오션을 개척한 사례로 손꼽히는 떡삼시대는 2005년도 종로 보신각 뒤편에 직영점 1호점의 운영을 시작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유리한 입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한달 새에도 새로운 음식점이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하는 곳이 종로 상권이다. 그 종로상권에서도 떡삼시대는 1일 방문자 수가 850여명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이 상권에서 살아남기 위해 떡삼시대가 선택한 것은 ‘여성 공략’. 고객의 70%가 20~30대 여성이라는 점에 착안, 아주 세심한 곳에서부터 여성 맞춤 서비스를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화장실에 비데를 설치해 쾌적한 화장실 환경을 조성하고, 긴 머리가 불편한 고객에게는 매장에서 따로 준비해 둔 머리띠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 기다리는 고객들에게는 무릎담요와 함께 추억의 먹거리인 군고구마로 심심한 입을 달래고, 핸드폰 충전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의 노력도 함께 시행했다.

방경현 떡삼시대 홍보팀 차장은 “손님들의 마음은 의외로 사소한 곳에서 열린다”며 “무심히 넘기기 쉽지만 손님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꾸준히 관찰하고 이를 배려한 것이 성공의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특성 살려 적국화 성공 - 금수복국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라.”

지방에서 유명한 음식점이 서울로 진출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지방색을 탈피하지 못하고 실패를 맛보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 그중에서도 금수복국은 부산에서 유명세를 탔던 맛집이 서울로 진출, 프랜차이즈까지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다.

2003년 압구정점을 1호점으로 선택한 금수복국은 ‘음식 맛 빼고는 다 바꿨다’고 할 만큼 부산점과는 차별화된 인테리어와 서비스로 승부했다. 부산 금수복국의 토속적인 분위기를 살리기 보다는 강남 인근 고급 음식점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세련되고 고급스런 인테리어를 전면에 내세웠다. 코스요리를 개발하는 등 메뉴나 서비스에 있어서도 재정비를 거쳤다.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은 “지역의 유명 음식점이 전국 프랜차이즈로 진출하는 경우 가장 간과하기 쉬운 실수가 지역의 특색을 고려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금수복국의 경우 새롭게 진출한 지역에 맞춰 음식점 분위기나 메뉴 등 사소한 부분에까지 변화를 준 것이 전국 프랜차이즈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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