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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기획 그리고 마케팅

유통업체 PB확산과 디자인

유통업체 PB확산과 디자인

이 기사는 농수축산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더바이어와 (사)한국디자인기업협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디자인 캠페인 리포트입니다. [2007 Design Year] 


훼미리마트 PB 브랜드 리굿,
‘MD의 생각을 읽는 디자인, 
기능뿐 아니라 가격에도 큰 영향’

리테일의 PB 및 PL 등 독자브랜드 개발 강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국내에서도 이마트가 공격적인 PL선언을 한 것 이외에도 이미 홈플러스는 글로벌소싱을 기반으로 PB브랜드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편의점 업계도 PB개발이 활발하다. 훼미리마트에서는 최근 6번째 자사브랜드인 ‘리굿(legood)’을 지난 6월 런칭했다. PB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유통환경이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훼미리마트 ‘리굿legood’ 상품 개발과정도 마찬가지. 편의점의 PB상품 개발을 위해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짚었다.   

‘합리적인 가격’ 디자인적 요소 단순화 
‘리굿(legood)’은 ‘리딩(leading)’, ‘굿(Good)’, ‘심플(Simple)’의 약자로 ‘합리적인 가격’에 ‘최상의 품질’의 상품을 제공하자는 것이 브랜드 컨셉트다. 와이셔츠와 남녀 양말, 속옷을 비롯한 의류와 테이프, 노트류, 이력서, 편지지 등 문구잡화류 포함 현재 60여종을 동일 매대에 한 카테고리로 운영하고 있다. 가격을 합리적으로 유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통일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 상품과 디자인개발 작업을 최대한 단순화했다.
김석환 (주)보광훼미리마트 상품본부 비식품팀 MD는 “상품에 꼭 필요한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꼭 필요하지 않은 디자인적 요소는 생략해 디자인 비용을 최소화했다”며 “이를 위해 기획 단계부터 상품과 패키지 디자인 과정을 꼼꼼하게 체크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디자인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경우 합리적인 가격 실현이 어렵기 때문에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졌다”며 “기획적인 부분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고려해 불필요한 비용이 들어가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볼펜 리굿 상품은 필기구로서의 볼펜 기능이외에 이를 포장하기 위한 다른 색 손잡이나 고무 등의 장식은 생략했다. 

‘최고 품질’ 이미지 단순한 색으로 통일
김석환 MD가 생각한 각종 상품 컨셉트는 디자인 담당인 이종석 (주)보광훼미리마트 상품본부 광고판촉팀 과장에게 전달됐다. 
이종석 과장은 리굿 상품의 네이밍과 디자인을 전체적으로 총괄했다. 그는 3~4년 전부터 일본의 PB신화라고 할 수 있는 ‘무인양품’과 견줄 수 있는 PB카테고리를 계획해왔다. 일본의 ‘무인양품’은 상품자체의 디자인과 포장 측면을 최대한 간소화하고 많은 색상을 사용하여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한 대표적인 사례다.
“브랜드를 런칭할 때 상품 로고에서 상표출원, 패키지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개발비용이 많은 경우 억대 이상 들기도 합니다.” 
이종석 과장이 말하는 개발비용이다. 리굿은 그런 면에서 비용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것을 이종석 과장의 아이디어로 해결했다. 색상은 2도를 넘지 않도록 하고 고급스럽게 보라색을 사용해 색감을 통일했다. 네이밍도 직접 아이디어를 내 창출했다. 이렇게 해서 원가에서 5%정도 비용 절감을 실현했다. 

전체 카테고리에 동일 디자인 아이덴티티 적용
디자인 적용 절차도 단순화했다. 리굿 PB브랜드가 지금까지 훼미리마트 내의 다른 PB브랜드와 다른 점은 한 품목이 아니라 생활잡화용품 전체 카테고리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상품별로 각각 다른 서브 브랜드를 적용시켜보았으나 소량다품종을 취급하는 편의점의 특성상 개별 상품 브랜드는 노출 빈도가 적다는 단점이 있었다. 노출빈도와 노출면적을 늘려 소비자의 PB브랜드에 대한 인식폭을 늘릴 수 있도록 리굿 브랜드를 품목 단위가 아닌 전체 카테고리에 일괄 적용했다.
각각 다른 품목들이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되기 위해서는 상품이 개발될 때마다 동일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적용하기 위한 과정이 반복된다. 이 과정 속에서 디자인 작업 비용이 중복되지 않도록 적용절차를 단순화·규격화했다. 
김석환 MD는 “다품종을 소량 판매하는 편의점의 특성상 제조원가가 높아질 경우 이것이 결국 소비자 가격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며 “철저한 기획으로 작은 비용도 낭비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상품별 장평, 라인, 인쇄비 등 디자인 컨셉트 적용기준을 규격화해 같은 브랜드 카테고리 내의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때마다 디자인 중복 비용이 들지 않도록 한 것이다. 
김석환 MD는 “철저한 기준에 맞춰 불필요한 비용을 제거하는 것이 저렴한 가격으로도 좋은 PB상품을 개발하는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MD와 디자인팀의 커뮤니케이션이 핵심
리굿상품을 개발하면서 MD와 디자인 부서간의 의사소통이 많이 이뤄졌다. 이종석 과장도 상품개발을 기획하는 MD와 디자인 파트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MD가 무슨 생각을 갖는지 존중하고 제대로 파악해야 이를 근간으로 제대로 된 디자인 컨셉트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 비용을 절약한다고 해서 모든 PB상품이 이런 식으로 개발되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는 ‘훼미리마트(Familymart)라는 점포 브랜드를 이용해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최고의 디자인 브랜드 상품을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이종석 과장이 말하는 이 같은 계획은 유통·소비트렌드에 맞춰서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변화하는 유통 흐름에 대응하는 길인데 따른 것이다.

* 리굿 매대와 상품들
리굿(legood) 상품에는 친환경소재를 사용하여 자연분해되는 일회용품 접시류와 기존의 종이컵에 스틱을 부착해 사용자의 편리를 고려한 일회용 컵, 일회용 접시 같은 일회용품류가 있다. 삼베소재 등 특수소재를 사용하여 항균기능을 강화하고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20% 이상 낮춘 목욕세면류와 문구류도 선보였다. 
기존의 와이셔츠와 넥타이로 개별 판매하던 상품을 ‘블루칼라의 와이셔츠+넥타이’세트 상품으로 출시하는 한편 가격대도 1만2500원으로 낮췄다. 이 와이셔츠와 넥타이는 편의점에 늘어나는 남성고객들을 위해 개발한 상품. 갑작스런 상갓집 방문이나 야근으로 퇴근 후 집에 들러야 했던 번거로움 등을 해소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개발했다.  


상품동향 >> 훼미리마트 PB브랜드

PB상품 450여 종 유명브랜드 매출 앞질러 

편의점 1만점 시대. 하루 평균 편의점 이용고객은 자그마치 570만 명이다. 유통매장의 PB상품과 유명 식품 대기업의 NB상품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은 이미 각 사별로 삼각김밥, 김밥 등 신선식품과 라면, 빵, 과자, 안주, 잡화류 등 다양한 범위에 이르기까지 자체브랜드(PB)상품을 내놓고 있다. 국내 편의점 중 가장 많은 PB를 보유한 곳은 훼미리마트로 450여 종의 PB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훼미리마트는 12월 4일 자체매장 판매를 분석한 결과 자체브랜드 상품인 ‘500컵면’이 신라면을, ‘포너스 땅콩샌드’가 양산빵 업계 1위인 샤니의 ‘치즈후레쉬빵’ 매출을 앞질렀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훼미리안 스낵 왕소라’는 출시 9개월 만에 새우깡에 이어 과자군 2위를 차지했다. 생활잡화류에서 ‘포너스 곽티슈’와 ‘포너스 보솜이 물티슈’가 유한킴벌리를 큰 폭으로 앞지르는 등 리테일의 PB상품 구매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기획하고 제조업체가 만드는 PB상품의 경우 중간 마진 등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일반 브랜드 상품에 비해 유통업체에 돌아가는 이윤 폭이 3~10% 가량 큰 것도 유통업체가 PB상품 개발에 중점을 두는 이유”라고 말한다.  

√ 면류 편의점 PB상품 선두주자 역할을 하는 것은 라면이다. 훼미리마트의 500컵면은 2004년 편의점 업계 최초로 출시된 PB라면으로 출시 한 달 만에 신라면 큰사발(115g)의 판매량을 앞질렀다. 출시 1년 만에 신라면 컵(65g)의 판매량도 넘어섰다. 유명 라면집과 제휴해 개발한 프리미엄 라면 ‘오다리라면’(900원)은 나트륨함량을 최소화한 북어와 다시마 등 고급재료로 9시간 동안 우려낸 프리미엄스프를 사용해 호평을 받고 있다. 
 
√ 과자류 훼미리마트의 유명브랜드 과자는 170여 종,  PB과자상품은 22종류에 이른다. ‘저가격 고품질’ 컨셉트로 동일가격대비 10% 증량했다. 1000원대 ‘훼미리안 스낵 9종’과 친환경 브랜드인 ‘자연이 보내온’ 스낵이 대표적이다. 훼미리마트 ‘왕소라’의 경우 2005년 출시 후 9개월 만에 과자류 2위에 진입했다. 

√ 안주류 편의점에서 맥주와 ‘동반 구매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훼미리마트는 2000년부터 저가격 고품질을 컨셉트로 한 ‘포너스(FONUS)’ PB안주를 개발했다. 현재 PB안주는 40종이다. 혼자서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사이즈부터 밀레니엄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 빵류 PB빵은 저가격 고품질을 내세우는 ‘포너스 브랜드’와 트랜스지방 함유량이 많은 마가린 대신 버터를 사용한 고급베이커리 ‘후라만도르 브랜드’가 있다. 국내 양산빵 업계를 대표하는 샤니의 ‘치즈후레쉬빵’이 6만8000개 팔렸던 반면 훼미리마트 PB 브랜드인 ‘포너스’ 땅콩샌드가 9만5000개 팔려 빵 판매량 2위에 올랐다. 

√ 컵커피류 지난 6월 컵커피 ‘레스비 라떼’를 출시한 이후, 7월 한 달간 40만개 이상을 판매하면서, ‘프렌치카라멜’과 ‘스타벅스커피라떼’를 따돌리고 컵커피 부문 1위에 올랐다. ‘레스비 라떼’의 경우, 타 브랜드 컵커피(1200~1800원)보다 10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 티슈류 훼미리마트 PB브랜드는 티슈업계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유한킴벌리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곽티슈의 경우 유한킴벌리(2500원) ‘크리넥스’가 지난 5월 한 달 동안 6000개 팔린데 반해 ‘포너스’ 곽티슈의 경우 동일 기간 1만7000개가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