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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KFC를 누른 BBQ 성공전략

히트상품 성공학(27) BBQ] ‘배달해 주는 치킨’으로 KFC 눌러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거액 로열티 받고 해외 진출도

지난 5월 25일, 국내 최대의 치킨 프랜차이즈검색하기 BBQ검색하기를 운영하는 제너시스 그룹은 일본의 스시 배달 체인점 렉스와 BBQ의 일본 진출 계약을 했다. BBQ의 브랜드와 운영 노하우를 일본 업체에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의 계약이었다. BBQ는 계약금조로 100만 달러를 받은 데 이어, 매장을 개설할 때마다 5000달러를 받고, 영업을 시작하면 매출의 3.5%를 따로 받기로 했다.

이 소식을 들은 국내 외식업검색하기계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그동안 국내 외식업체들이 해외 브랜드를 들여와 국내에서 영업한 경우만 있었지, 토종 외식 브랜드가 로열티를 받고 수출되는 ‘사건’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본은 세계적 외식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외식 분야 선진국이었다. 사건은 계속됐다. 6월 19일에는 미국에 BBQ 브랜드를 수출하는 계약을 했다. 계약금은 130만 달러. 다음날에는 중국의 사업 파트너에게 베이징과 톈진 지역 영업권을 주고 40만 달러를 받는 내용의 계약을 했다. BBQ 측은 한걸음 더 나아가 연내 동남아 지역 등 10개국과 계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5년 첫선을 보였을 때만 해도 그렇고 그런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하나로 생각했던 BBQ가 ‘토종 브랜드의 세계화’에 나서게 된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외식업체의 생명줄인 맛의 차별화에 성공한 데다 가맹점에 대한 철저한 품질 관리가 이뤄진 때문으로 보고 있다.

현재 BBQ의 매장 수는 1850개. 전국 방방곡곡에 없는 곳이 없다. 가맹점을 하겠다는 신청자들이 300명이나 줄을 서 있을 정도로 인기지만, 기존 가맹점들의 상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더 이상 매장을 늘리지 않는다. 11년 전 사업을 시작할 때 가맹점 신청자가 없어 1호점을 내기도 어려웠던 점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윤홍근검색하기 제너시스 회장이 BBQ를 창업한 것은 남아도는 닭고기의 수요처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미원(지금은 대상㈜)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윤 회장은 1994년 미원이 부도난 닭고기 생산업체 마니커를 인수한 뒤 영업부장으로 발령났다. 당시 하루 판매량은 1만 마리로 부도 이전의 20%에 불과했다. 그러나 윤 회장은 불과 6개월 만에 하루 판매량을 10배인 10만 마리로 늘렸다. 그는 “마니커 닭고기의 품질과 미원의 브랜드를 믿고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윤 회장이 다음에 내건 목표는 3년 내에 하루 20만 마리 판매였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닭고기를 대량 소비할 치킨 전문점이 필요했다. 윤 회장은 회사 측에 건의해 치킨 전문점을 창업하게 됐다. 당시의 치킨 시장은 KFC처럼 청소년을 상대로 하는 영업과 호프집에서 맥주 안주로 파는 것 두 가지 형태. 경쟁이 치열해 전문가들도 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판단할 정도였다. BBQ는 그러나 집집마다 배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닭고기는 성인 남자들은 물론 어린이와 여성들도 즐겨 먹는 음식이라는 데 착안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호프집 술안주에 머물러 있던 치킨을 온 가족의 간식으로 끌어올렸다. 첫해 16개의 가맹점을 냈던 BBQ는 1년도 안 돼 100호점을 냈고, 4년 만에 매장을 1000개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BBQ가 치킨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된 계기는 외환위기였다. 급등하던 환율 때문에 원가부담은 커졌지만 소비자들이 값비싼 외식 대신 저렴한 치킨 소비로 돌아선 데다 기업 구조조정으로 창업 붐이 불어닥치면서 가맹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맥도널드와 KFC 벤치마킹=BBQ는 가맹점주들을 교육하는 치킨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치킨대학은 맥도널드의 햄버거대학을 벤치마킹해 만든 것이다. BBQ의 프랜차이즈 운영 방식과 영업 스타일도 맥도널드와 비슷하다. 그러면서도 BBQ만의 경영을 했다. 설립 당시인 1995년에는 KFC의 인기가 높았다. 미원에서 원하던 것도 KFC와 같은 대형 매장이었다. 그러나 윤 회장은 그보다는 소규모 점포를 해야 효율이 높다며 회사 측을 설득했다. 그는 BBQ의 경영을 ‘칭기즈칸식 경영’이라고 말한다. 고객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남들보다 먼저 달려가 매장을 개설하는 속도경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윤 회장이 1차 목표로 세웠던 것은 국내 시장에서 KFC를 앞서는 것이었다. BBQ는 4년 만에 KFC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맛있는 제품, 철저한 품질관리로 승부=지난해 5월 BBQ는 튀김용 기름으로 올리브유를 사용한 올리브 치킨을 신제품으로 내놓아 화제가 됐다. 웰빙바람이 불어닥치며 기름에 튀긴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매출이 줄어드는 데 대한 대응이었다. 그러면서 양파향을 넣어 맛도 개선했다. 올리브유는 다른 식용유에 비해 값이 몇 배 비싸 원가부담이 적지 않았고, 이 때문에 가격도 올렸지만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올리브 치킨을 선택했다. 외식업의 최대 승부 포인트는 맛이다.

BBQ가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가 된 것도 맛이 있기 때문이다. BBQ는 이 맛을 유지하기 위해 6개월마다 치킨 맛에 조금씩 변화를 준다.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맛을 찾아내기 위해 패널조사도 수시로 한다. 연구소에서 맛 개발을 담당하는 연구진이 25명이나 된다. 선진국 프랜차이즈보다 결코 적지 않다고 자부한다. 가맹점에 대한 관리도 엄격하다. 120명의 수퍼바이저가 수시로 전국의 매장을 돌아다니며 관리 감독을 함으로써 통일된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 본격화=BBQ의 비전은 2020년까지 맥도널드를 제치고 세계 최대, 최고의 프랜차이즈 그룹이 되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 매장을 5만 개로 늘리고 해외에서만 20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프랜차이즈 계약을 한 일본·중국·미국에서는 연내 5~10개의 매장이 영업에 나서게 된다. 올해가 글로벌 경영 첫해인 셈이다. 사실 맥도널드와 BBQ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브랜드 파워, 경영 기법 등 모든 면에서 차이가 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장 속도는 맥도널드의 초창기보다 훨씬 빠르다고 자랑한다. 선진국 외식업체들에 없는 배달 문화의 장점이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도 한다. 윤 회장은 “외국은 배달 대신 테이크아웃이 일반화돼 있지만 겪어보면 배달이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