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 특히 할인점 시장에 두차례에 걸친 대형 M&A가 있었습니다. 지난 4월 28일이죠. 이랜드그룹이 업계 4위 한국까르푸를 1조 7,500억원에 인수했구요. 바로 얼마전 일이죠? 지난 22일에는 신세계가 월마트코리아의 지분 전체를 8,25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오늘은 M&A 이후 국내 할인점 업계의 동향과 전망을 살펴보구요. 이어서 이번 M&A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영상의 시사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까르푸 M&A 건과는 달리 이번 월마트코리아 M&A 건은 마치 깜짝쇼처럼 진행되었는데요. 사실 시장상황 상 이미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국내 할인점 시장 규모는 2005년 기준으로 약 24조원 가량 됩니다. 전국적으로 약 300여개 점포가 운영 중이죠. 업계 선두주자는 단연 신세계이마트로 80개 가까운 점포를 운영하면서 국내 할인점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월마트코리아는 2005년 기준 국내 16개 점포에서 영업손실 104억원을 기록하는 등 명성에 걸맞지 않게 고전 중이었죠. 더구나 2002년 중반 이후 신규 출점도 없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월마트코리아의 인수소식에 대해 깜짝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입니다. 자! M&A를 계기로 이제 할인점 업계의 경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업계 선두 신세계이마트는 점포수 95개가 되는데요.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리면서 확고부동한 1위 자리를 굳히게 되었습니다. 당초 한국까르푸를 롯데그룹이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요. 결과적으로 롯데그룹이 아니라 이랜드그룹이 한국까르푸의 주인이 되면서 할인점 업계의 구도는 1강 3중 체제로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업계 선두경쟁은 사실상 끝났고, 점포 부지 고갈, 시장포화 등으로 추가 출점 여지도 제한적입니다. 지금까지 할인점 업체들은 출점을 통한 외형 확대에 주력해 왔는데요. 앞으로는 중소 할인점의 추가 M&A를 도모하면서 아울러 새로운 업태를 모색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랜드그룹의 경우에는 패션아울렛이 주력업종이죠. 한국까르푸가 어떻게 변신할지도 할인점 업계의 새로운 관전포인트 입니다. 여러분! 우여곡절 끝에 결국에는 유통업계 세계 챔피언과 2위 업체가 한국 시장에서 10년을 못 버티고 철수했습니다. 월마트와 까르푸는 대체 어떤 실수를 했기에, 이런 실패를 겪었을까요?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실수는 바로 현지화를 소홀히 했다는 겁니다. 현지 고객의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달리 표현할 수도 있겠군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땅값 싼 교외에 점포를 짓고 창고 같은 공간에 산더미처럼 제품을 쌓아놓더라도, 그 제품이 싸기만 하면 영업하는데 별 지장이 없었습니다. 소비자들은 기꺼이 차를 몰고 가서 쇼핑하는데 수고를 아끼지 않았죠. 그런데 한국 소비자들은 달랐습니다. 물건값이 싸야하는 것은 이들에게는 기본이구요. 한발 더 나가서 이들은 집 근처 점포에서 쾌적한 쇼핑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었죠. 한국시장 진출 초기에 월마트와 까르푸는 이 점을 간과했는데요. 소비자와 직접 상대하는 유통업체가 절대 저질러서는 안되는 치명적인 실수였습니다. 두 번째 실수는 타이밍을 놓쳤다는 거죠. 할인점 사업에서는 초기에 목좋은 곳에 점포를 확장하고 외형을 키워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점포수를 늘림으로써 각 점포당 운영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경쟁력인데요. 신세계이마트가 현재 업계 선두를 차지하게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초기 출점경쟁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월마트와 까르푸는 출점과 같은 핵심투자에 대해 스피디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 탓에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어버리게 된거죠. “어제 최고가를 부를 수 있었던 참치뱃살이 오늘은 회덮밥에 들어가는 신세로 바뀐다.” 바로 판매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해외진출을 계획하는 경영자라면, 더구나 제품 생산이나 R&D센터 등의 구축을 위한 진출이 아니라 현지 판매 확대가 목적이라면 고객 취향에 딱 맞춘 현지화와 적절한 투자타이밍의 선택이라는 두가지 포인트를 꼭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현지고객을 파악하고 투자에 결심이 섰다면 때로는 과감하고 스피디한 경영으로 경쟁업체에 한발 앞서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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