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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고 싶은 이런저런이야기

컬쳐코드

 

 
 
"세상의 모든 인간과 비즈니스를 여는 열쇠"라는 부제목처럼, 미국과 미국인에 대한 여러가지 컬처코드 예들 (지은이는 클로테르 라파이유라는 프랑스 문화인류학자라서, 프랑스 문화와 미국문화를 서로 비교분석함...)이 쉽게 이해되고, 재미있으면서도, 정말 영양가 높은, 마치... 방배동 영양센터 삼계탕같은 그런 책이다. 쇼핑과 제품의 품질, 자동차, 음식, 가정, 건강, 사랑등등에 관한 수많은 예들이 나오는데, 하나같이 탁월하면서도 신선한 시각을 제공해준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딱 하나다. 어떤 사물이나 행위에는 반드시 감정과 학습을 통해 각인되는 무의식적인 의미가 숨어 있다는 것... 이런 숨은 의미를 찾아내서,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기획/개발하고 마케팅하면, 좀 더 소비자에게 어필할수 있다는 것이다. 코드를 찾을때는 소비자와 수많은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이때의 핵심은 소비자들의 말을 믿지 말라는 것... 그리고, 찌질한 질문들 하지 말고, 해당 상품이나 행위에 대한 최초 기억등의 근본적인 질문을 하라는 것...

사실, 이런 방식이 그냥 FGI와 무엇이 다르냐고 물어본다면... 이렇게 답해줄수 있겠다. FGI는 특정 제품에 대해서만 줄창 물어보고, 개발자적인 시각으로 소비자에게 정답을 구걸하는 것이라면, 컬처코드방법은 특정 제품에 대한 질문은 일체 하지 않고, 해당 제품에 얽힌 소비자의 특별한 기억과 의미에 대한 집중탐구라고...

아무튼, 이 책은 디자인을 하건, 상품기획을 하건, 마케팅을 하건, 현재 어떤 난제에 직면하여, 잘 해결되지도 않고, 아이디어도 안 떠오르고, 답답하기만 할때, 무언가 소비자의 관점에서.. 길을 찾고 싶을때... 꽉 막혀있는 벽을 일시에 뚫어줄수 있는 충분히 강력한 tool이 될수 있을 것이다.

6p : 세계가 좁아졌다. 하지만 같아진 것은 아니다.
7p : 사람들은 어떤 사물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찾는다. 문화속에서 성장했고 문화속에서 살기 때문이다.
8p : 시장조사는, 여론조사는 모두가 아니다. 믿으면 안된다. 구조는 이야기의 구조, 즉 다양한 요소들 간의 관계다. 사람들 행동의 배후에 있는 참된 의미를 찾아내는 열쇠는 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다.
19p : 일단 하나의 각인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우리의 사고 과정을 강하게 규정하고 미래의 행동을 만들어낸다.
31p : 사람들의 진심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말을 무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자신의 관심사나 취향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질문자가 원하는 답변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35p : 미국인이 자동차에서 진심으로 기대하는 것은 뛰어난 성능이 아니라 자유롭고 관능적인 경험이다. 독특하고 도전적이며 섹시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PT크루저는 바로 그러한 이미지를 잘 살림으로써 폭발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다.
39p : 미국인 대부분은 자동차 뒷좌석에서 생애 첫 성적 체험을 하며, 그것은 자동차에 대한 그들의 감정이 얼마나 강렬한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41p : 사람들의 행동방식을 이해하려면 행동자체의 내용보다는 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47p : 프랑스인은 식품의 안정성보다는 맛에 훨씬 더 관심이 많다.
57p : 미국문화에는 청년기와 일치하는 특징들이 많이 나타난다. "지금"에 대한 철저한 집중, 극적인 감정의 동요, 극단적인 것에 대한 매혹, 변화와 재창조에 대한 개방성, 실수를 해도 반드시 다시 기회가 오리라는 확신등이 그 예다.
64p : 미국인은 나이와 상관없이 청년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으로 사랑을 본다. 즉 이들이 보기에 사랑이란 이루어지는 일이 거의 없는 가슴 설레는 꿈이다.
82p : 미국문화는 섹스보다 폭력을 훨씬 더 편안하게 여기는 것이 확실하다. 식탁에서 섹스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무례하게 여기지만 전쟁이나 범죄 또는 최근에 나온 액션영화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는 것은 얼마든지 허용한다.
100p : 비만이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이처럼 비만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운 걸까? 비만은 문제가 아니고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비만이 문제라기보다 해결책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과식은 성적인 학대를 받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반적인 방어기제다.

105p : 비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도피(Checking out)"이다.
106p : 미국인은 무모한 스트레스를 자청하는데 선수다. 초능력을 발휘하는 엄마가 되어야 하고, 회사의 승진 사다리를 올라가야 하며, 할리퀸 연애소설에 나옴직한 멋진 관계를 가져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끔찍한 몫이다. 실제로 이러한 욕구는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 힘든 과제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도피한다. 기대를 저버리고 싶은 자신의 욕구를 인정하기 보다 비만을 탓하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108p : 영국에서 비만은 천박함의 표시다. 뷔페 식당에서 영국인들은 매우 적은 양의 음식을 접시에 담는다. 그들에게 음식을 탐내는 것은 천박한 짓이다.
114p : 인간에게는 "좋은감정을 느끼는 것"이나 "올바로 이해하는 것"보다는 "살아남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따라서 삶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것은 바로 파충류 뇌다. 파충류 뇌는 대뇌피질, 대뇌변연계와의 싸움에서 언제나 승리한다. 본능, 논리, 감정과의 싸움에서 늘 승리하는 것은 본능이다.
121p : 미국인들은 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라면 건강한 것이라고 �는다. 그들이 병에 걸렸을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건강과 행복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활동(movement)이다.
136p : 힌두교도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이 보기에 늙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운 짓이다.

137p : 일본의 Mazda는 미아타라는 브랜드의 자동차를 젊은이를 위한 초보자용 스포츠카로 미국시장에 소개했다. 정작 이 차를 가장 많이 구입한 층은 55세 이상의 사람들인데도, 이 회사는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동일한 방법으로 미아타를 선전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젊음에 대한 코드와 잘 맞으며 마쓰다로서는 크게 성공적인 전략이었다.
145p : 전쟁중에 어떤 성과를 달성했든 군인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전쟁에서 진정으로 승리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
191p : 미국에서 돈이란 훌륭함을 나타내는 증거다. 이는 직업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인격도 훌륭하다는 뜻이다.
200p : 품질에 관한 미국인의 긍정적인 각인은 화려한 디자인이나 탁월한 성능보다 기본적인 기능에 한정되어 있다. 미국인이 생각하는 품질의 의미는 일본인과 다르며 차원이 더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품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작동한다(It works)"이다.
202p :
도전하고, 실패하고, 실수를 통해 배우고, 그리고 더욱 강해져서 돌아오는 것이 미국인의 본질이다.
204p : 미국인은 완벽함에 싫증을 낸다. 미국인들에게는 "완벽한"자동차가 쓸모없을 것이다. 새 차로 바꿀구실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물건이 빨리 구식이 되기를 바란다. 구식이 되면 새것을 구입할 구실이 생기기 때문이다.
206p : 미국인은 기능성을 중시한다. 그렇다고 해서 특수기능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인은 사진을 찍고, 음악을 들려주며, 텔레비전 동영상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휴대전화기보다 통화중에 제대로 작동하는 휴대전화기를 훨씬 더 좋아한다.
208p : 미국인들은 완벽함보다 훌륭한 서비스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문제를 가지고 왔을때 즉각 그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면 여러분은 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고객에게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셈이다. 역설적으로 말해 제품이 고장나지 않으면 고객과 이런 관계를 발전시킬 기회가 전혀 없게 된다. 결국 미국인에게는 최고의 품질보다는 최고의 서비스가 훨씬 중요한 것이다.
213p : 미국인들은 식사가 끝나면 "배가 부르다"고 말하고 프랑스인들은 "맛있었다"고 말한다.
215p : 미국인이 일반적으로 저녁식사에 소비하는 시간은 "6분"이다.
217p : 나는 멋진 요리들에 관한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대부분 내가 먹은 음식보다 함께 있던 사람들과 더 깊은 관련이 있지요. 내가 갔던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어떤 요리를 먹었는지는 말할 수 없지만,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이야기할 수 있어요.
221p : 미국에서는 품질보다 양으로 판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양껏 먹을 수 있는 뷔페로 공략하는 것이 전적으로 올바른 전략이다.

234p : 우리는 파충류 뇌를 따를 때에도 대뇌피질을 달래려 애쓴다. 그리고 대뇌피질을 달래려고 이런저런 명분을 찾는다. 명분은 하는 일에 "합리적" 이유를 제공한다. 명분은 논리적이고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있으므로 자신이 하는 일에 안도감을 갖게 해준다.
238p : 쇼핑은 즐겁고 신나는 모험이며, 물건을 사고파는 일을 훨씬 넘어서 여러가지 점에서 교훈적이라는 의식이 담겨 있다. 쇼핑은 정서적이고 보람있는 꼭 필요한 경험이었던 것이다. 쇼핑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세상과의 재결합"이다. 사람들은 물건이 필요해서 쇼핑을 하지만, 쇼핑은 물질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는 사회적 경험이다. 가정에서 나와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239p : 사람들은 누구나 "밖에 나가 놀고" 싶어한다. 집에 홀로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세상으로 나가야만 비로소 인생에 관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물건구입은 식품을 사거나 텔레비전에서 본 책을 고르거나 아이에게 운동화를 사주는 일처럼 구체적인 사명과 관련이 있다. 그것은 하나의 임무에 속한다. 그러나 쇼핑은 발견과 깨달음, 놀라움으로 가득한 불가사의한 경험이다.
240p : 인터넷은 편리함과 융통성을 주지만, 미국인이 원하는 쇼핑의 경험은 제공하지 못한다. 인터넷으로는 세상으로 나가 사람들과 재결합할 수 없다. 구매는 쇼핑의 끝, 즉 세상과의 관계를 끝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을 의미한다. 쇼핑하는 동안은 무수한 선택이 가능하지만 구매할 때는 선택이 하나로 좁혀진다. 물건을 구매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나중에 다시 쇼핑을 가기 위한 명분 - 그 제품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 을 그대로 남기기 위한 행위였다.
242p : 물건을 사는 사람들에게 구매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물건을 고를 수 있게 하는 것은 매우 좋은일이다.
257p : 조지 부시는 전형적인 미국지도자다. 그는 경솔하고, 청년기적인 성향이 강하며, 교양도 부족하다. 그는 총을 먼저 쏜 다음 질문을 던지는 행동파이며, 일을 처음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는 데는 관심이 없다.
279p : 미국인은 아버지와 같은 인물을 원하지 않는다. 성서적 인물을 원한다.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모세"다.
287p : 미국인은 자동차에서 집과 음식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풍족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크기나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말을 듣기 싫어한다.
293p : 미국인에게는 오히려 실수가 더 유익하게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고 그 결과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다.:자료제공:몬스터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