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담고 싶은 이런저런이야기

[스크랩] UFC 75, 크로캅은 왜 칙 콩고에게 패배했는가

UFC75, 크로캅은 왜 칙 콩고에게 패배했는가?

 

 

 

 

 

 

 

이 소년을 아십니까?

 

 

잘 모르신다구요?

 

 

 

그럼 이 사람은 아시겠지요?

 

 

그렇습니다. 미르코 크로캅.  불꽃 하이킥의 소유자. 그는 최근 일본 DREAM에서 활동중입니다만,

 

부진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UFC 75 미르코 vs 칙 콩고의 경기를 통해서 그의 부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UFC 에서의 경기에

 

대해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옥타곤과 링의 차이

링의 넓이는 7m X 7m = 49 제곱미터 , 옥타곤은 지름 9m 즉 넓이는 63 제곱미터.

무려 14 제곱미터나 차이가 납니다. 게다가 링은 포스트쪽의 사각에 갇히면 고정이 되지만,

옥타곤은 계속 뱅글뱅글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지름 9미터의 옥타곤, 가로 세로 7미터의 링이 그대로 들어가고도 공간이 남습니다


미국과 일본에서 케이지를 뛰어본 김종만 같은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옥타곤은 정말 바다처럼 넓다"라고 합니다.

이 넓은 바다에서 적응하려면 무조건 체력이 좋아야 합니다. 펜스를 등에 기대거나 밀어붙인 상태에서의


몸싸움도 좋아야 합니다. 하지만 크로캅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2. 체력저하 / 코로 숨을 잘 못쉰다.

크로캅의 UFC 데뷔전이 끝나고 조 로건과 인터뷰를 할 때 였습니다. 당시 방송자료를 방송국에서 헤드폰을 끼고

 

들었는데 숨소리가 고르지 못하더군요. 단순히 경기를 했기 때문에 숨이 차다라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크로캅은 코로 숨을 잘 쉬지 못합니다. 코뼈가 이미 부러진 상태에서 붙어버렸기 때문이죠.

 

이 상태에서도 입이 열려있습니다


경기 중반 지나면 입벌리고 숨을 쉬는데 코로 쉬는 것 보다 산소흡입이 용이하지 못하여 이는 몸에 젖산이 쉽게 쌓이게 되며

 

곧  체력저하로 연결됩니다.  아울러 스탠딩상타에서 입이 열린, 악관절이 열린 상태에서 펀치를 받으면

 

뇌로 충격이 바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2라운드..밑에 깔린 상태에서도 엘보우 맞으면서도 입이 계속 열려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 타격일변도 / 전략의 부재

이 경기를 위해서 외형적으로는 비슷한 레미본야스키를 비롯해 칙 콩고를 이긴 적이 있는

 

길버트 아이블 같은 일류타격가 그리고 자신의 천적 어네스트 후스트를 지도한 이완 히포리트 코치까지

 

초빙했습니다. 경기전 크로아티아 국영 TV에 출연해서도 KO로 이길 것임을 장담하기도 했습니다.

 

 

크로아티아 국영TV에 출연, "KO승리"를 장담하는 크로캅

하지만 이처럼 "타격일변도"의 경기운영은 크로캅에게 독이 됐습니다. 그의 K-1시절 천적인

 

어네스트 후스트는 빠르고 정교한 스탭과 강력한 로우킥으로 크로캅을 서서히 침몰시켰습니다.

칙 콩고는 후스트와 비교할 수도 없는 상대지만, 하드웨어라는 측면 긴 다리(10센치이상 길듯)와

 

긴 리치를 이용.  1R에서는 백스텝을 밟으면서 크로캅의 추격을 무력화 시켰습니다.

 

크로캅은 전진 스탭이 좋지 않습니다.

그는 상대와의 거리를 만들어서 들어오게끔 하고 빨아들이면서 맞받아쳐서 이기는 스타일입니다.

프라이드에서는 왼손잡이라는 희소성과 궤도를 측정하기 힘든 하이킥(동영상 올릴테니 참조하세요)으로

 

상대를 무너뜨렸습니다.

그러나 키가 크고 다리가 긴 선수가 뒤로 도망나가자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습니다.



4. 그라운드의 부재

딘 리스터와 훈련을 했다고는 하지만 상위포지션에서 효율적인 파운딩,엘보우를 치지 못했습니다.

1R 막판에 스윕을 허용했는데..어설픈 체중이동

 

(암바를 걸것이냐 아니면 그냥 상위포지션 키핑할것이냐 주저하는 모습..)

등..많은 약점을 보였습니다. 아울러 칙콩고는 아수에리오 실바와의 경기에서 보듯이,

 

1경기에서 무려 5번이나 똑같은 패턴으로 테익다운을 당하는 반쪽이 파이터이긴 합니다만,

 

 


아주 잠깐동안의 풀마운트

 

그라운드에서 하위포지션에서 상대를 탑마운트로 보낸후

긴 팔과 긴 다리를 이용해서 스윕을 잘 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습니다.

 

크로캅이 칙 콩고의 스타일을 파악했다면 그렇게 무리하게 그라운드에서 위로 올라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5. 힘의 차이

더블 언더훅(상대방의 겨드랑이를 파서 양손으로 상대방을 완전히 감싸쥐는 것)을 잡은 상태에서도

 

테익다운을 못 시킵니다.

 

이것은 UFC 선수들이 워낙에 힘이 좋기 때문입니다.힘이 부족하니 레슬링 즉 몸싸움에서 밀리고..

 

이것은 펜스에 몰리거나 밑에 깔린 상태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연출하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예전 프라이드 시절 크로캅을 직접 만나봤습니다만, 그땐 지금보다 상당히 근육의 벌크와 데피니션이

 

좋았습니다. 동년배 (74년생)로서,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인지 어떤 것인지 모릅니다만 이러한 부분은

 

매우 아쉽습니다.



6. 이미 고착화된 파이팅 스타일

프라이드 시절, 왼손잡이 파이터로서..오른손잡이와 싸우면 서로 상대방의 옆구리가 그대로 노출됩니다.


여기에 로우킥,미들킥 넣어주다가..하이킥을 날립니다.

 

상대선수 입장에서는 삼지선다의 시험을 보는 입장에 서게 됩니다.

 

2R부터는 칙 콩고가 로우킥,미들킥을 넣어주면서 전진스탭으로 밀어붙입니다. 크로캅은 스탭이 좋은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밀리면서 반격을 못합니다.

 

주무기인 왼손 스트레이트를 쏠려고 하더라도 거리조절이 안됩니다.

자신의 미들킥도 잘 안 맞는 상태에서 주먹을 쓴다는 것은 자살행위입니다.

 

거리싸움,수싸움이 이미 읽혔기 때문에 크로캅은 밀리기만 합니다.



7. 넥클린치+니킥 에 대한 대비 부재

목씨름 즉 넥클린치. 아주 위력적입니다.

 

칙 콩고의 키가 커서 목을 잡아주고 살짝 무릎만 올려도 바로 명치,가슴까지 올라갑니다.

 

넥클린치는 단순하게 목을 잡는 게 아닙니다.

 

하드웨어가 좋은 선수의 니킥은 아주 치명적입니다

 

뒷목을 양손으로 잡아준 상태에서 상대의 중심을 맘대로 돌릴수도 있고

킥을 넣어주거나 떨어지면서 엘보우도 때릴 수 있습니다. 양키 파이터들은 넥 클린치를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베이스가 주로 레슬링,복싱 이어서)..당하지도 않고 써본적도 없어서

 

이에 대한 준비를 못합니다. (리치프랭클린처럼)

크로캅도 넥 클린치를 간과했는지, 완벽하게 잡히면서 위험한 모습을 자주 연출합니다.



8. 심리적인 측면

야생의 세계에서 수컷은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면 고환이 바짝 오그러든다고 합니다.

어떤 싸움이든 "쫄면 지는 겁니다".

 

 

 

늙은 사자. 그에겐 이제 더 이상 "포오스"가 없습니다.

 

 

프라이드 시절 그는 유명프로레슬러를 비롯 여러 파이터들을 특유의 하이킥으로

일발KO시키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스타일은 상대선수를 "쫄게"만들었습니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대를 압박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그런데..곤자가 이후 UFC 대부분의 파이터들은 그에 대한 공포심의 커텐을 걷어버렸습니다.

세렝게티 초원의 늙은 사자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자신의 늙고 병들 몸이 아니라

 

"희미해져 가는 권위" 일겁니다.

젊은 사자들은 이제 더이상 늙은 사자를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칙 콩고 입장에서는 준비도 많이 했거니와, "그저 그런 평가"를 받는

선수이기에 맘껏 "개기는 입장"에서 심리적 부담도 적었을 겁니다.

크로캅은 정반대의 입장이죠. 이날 만큼은 무명파이터가 부러웠을 겁니다.

게다가 그는 내전 크로아티아에서 오직 주먹하나로 일어선 인물입니다.

아마 그에게 패배란, 과거로의 회귀를 말합니다. 이런 강박관념은 그를 지치게 했을 겁니다.


 

그는 요즘도 악전고투를 하고 있습니다.

 

상향평준화된 MMA의 정글에서 그의 부활을 다시 보는 것은 아주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가 어디서 어떤 활약을 하던,

예전의 그 강렬한 모습을 다시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초원에서 모든 것을 공포에 떨게 하든 그 위엄에 찬 모습을 말이죠. 

 

 


꼭 다시 보고 싶습니다

 




                                                                            - 인간어뢰 - 

출처 : 鬪 强 導 夢 강하게 싸우며 꿈을 이룬다
글쓴이 : 인간어뢰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