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wer 지식경영,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출 ◆
지식경영을 도입한 상당수 기업의 고민은 '조직 내부 지식을 어떻게 공유하고, 활용하고, 개선할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좀더 나아가 '앞으로 경쟁에서 이기 기 위해 가장 필요한 지식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내부 조직에서 최적 업무방식을 찾아내는 것 이상으로 외부 지식을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앞서 매일경제와 부즈앨런해밀턴은 '고객 요구'를 넘어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누구나 당연 한 듯 말하지만 제대로 하는 곳은 드물다.
심승택 부즈앨런 이사에게 조언을 얻어 고객 속내를 속속들이 들여다 보고 기업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본다.
기술 발달로 '생각하는 속도'만큼 시장도 빨리 변화하고 있다.
최신 제품일지라도 불과 몇 달 만에 '골동품' 취급을 받는다.
고객이 원하는 바도 가지각색이다. 게다가 점점 더 변덕스러워지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제 내부 업무혁신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 핵심 지식이 고객에서 나온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
이런 주장에 대해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마케팅이 그런 일을 하는 것 아닌가?'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그런데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고객과 시장의 이해는 단순히 시장에 물건을 내다 팔기 위해서가 아니다.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전략을 내놓고, 운영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수치화한 통찰력은 곧 기업의 생명수인 '핵심 지식'을 의미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즈앨런 분석 결과 이런 생명수를 가진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말하는 마케팅에 체계적인 분석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첫째, 게임 법칙을 파악해야 한다.
세계적인 기업조차 과거 성공에 안주하거나 기존 사업모델의 기득권 에 눌려 게임 법칙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예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정유업은 시장개방으로 수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정유사 소매사업은 여전히 서비스 향상을 통한 판매량 증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단 위치와 가격이 정해지면 서비스 향상에 따른 판매량 증가를 크 게 기대하기 힘든 상황인 데도 말이다.
게임 법칙을 읽고 전략적 우선 순위를 명확히 선정하는 데 실패한 이 들은 지금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에 몰리고 있다.
둘째, 분석적인 고객 관리다.
많은 기업이 고객관계관리(CRM)를 도입했다. 그런데 효과는 의문스럽다.
우선 고객을 여러 층으로 세분해 수익성을 정확히 파악하는게 중요하다.
한 외국 카드업체는 이 같은 방식으로 고객을 분석해 세계적인 기업 으로 도약했다.
마케팅 비용, 문의 횟수 등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세세한 변수를 기준으로 고객을 분류하고, 다시 구매행태 등을 기준으로 26개로 세분했다.
분석 결과 고객 중 34%가 오히려 가치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카드사는 가치파괴 고객을 대상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고객을 세분하고 마케팅에 나섰다. 처지에 맞는 카드 사용 권유, 온라인거래 확대 등 다각적인 방법이 동원됐다.
이 결과 수익률이 30%가량 높아졌다. 세분된 고객정보는 곧 기업으로 서는 핵심 지식이다.
셋째, 유통망 혁신이다.
산업이 성숙해지면서 개별 매장에 새로운 역할이 부여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기존 증권사 객장에도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작지만 대형화한 새로운 점포관리가 필요하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렉서스 대리점 모델은 이런 점에서 참고할 만 하다. 스타벅스 맥도널드 홈데포 등은 혁신적인 대리점망을 통해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넷째, 영업사원 역할 변화다.
영업사원은 컨설턴트, 즉 지식근로자가 돼야 한다.
한 마케팅업체는 고객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영업사원 역할을 재정립하고, 변신을 시도한 결과 직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도 판매량은 오히려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다섯째, 마케팅 비용에 대한 효율적 관리다.
소비재업체는 전체 운영비용 중 8~15%를 마케팅 광고 등에 쓴다.
그런데 마케팅 비용에 대한 효용 측정, 적정한 사용수준 측정, 사업 부문간 배분 기준 등에는 상당히 무관심하다.
한 글로벌 소비재업체는 마케팅 비용에 투자수익률 잣대를 들이대 효과적인 지출은 늘리고, 그렇지 않은 지출은 줄인 결과 마케팅 비용을 20~30% 줄이고도 매출을 10% 이상 늘렸다.
마케팅 비용 관리에는 엄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장단기 효과를 모두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은 방식으로 얻어낸 핵심 지식은 단기적으로 매출을 높이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원동 력이 된다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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